논1 논 이야기 상속 받은 논 한 뙈기를 팔았다. 기분이 묘하다.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있었던 논이다. 객지로 나온 뒤 30여 년 간 거의 볼 일이 없었다. 논에 대한 생각도 없었다. 정작 팔고 나니 그 논에 대한 기억이 샘솟는다. 늘 가까이 곁에 있을 땐 아무 생각 없다가 떠나고 나면 생각나는 사람처럼. 논 옆에는 집안 조상의 묘가 있었다. 제법 넓은 묘역은 모내기나 타작 등 논 농사 일을 할 때는 여러 사람들이 앉아서 점심이나 새참을 먹는 장소였다. 쟁기질과 쓰레질을 하시던 아버지 모습, 새참이나 점심을 해서 머리에 이고 논둑길을 오시던 어머니, 줄 맞춰 모내기를 하던 동네 아지매들 모습, 소 먹일 꼴을 베거나 모춤을 논바닥으로 던져 넣던 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늦가을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면서 들판 .. 2025. 2.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