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1 맛있는 이유 11월 중순쯤에 시골 고향에 갔었다. 이제 아무도 살고 있지 않는 시골집에 아버지 기제사를 모시려고 동생 내외와 함께 들어갔다. 점심 때쯤이라 잡초처럼 자란 돼지 감자를 좀 캤다. 이제 아무도 일삼아 따지 않는 감도 좀 땄다. 대나무 장대도 없고 그냥 따기엔 감나무가 너무 커버렸다. 감나무를 타고 올라가 큰 가지를 통째로 잘랐다. 탱자만한 크기밖에 안 되는 땡감인데 익어서 가지에 달린 채로 거의 홍시가 된 것들이 있었다. 아침도 굶고 점심도 먹지 않은 오후 3시쯤에 먹는 홍시의 맛은 황홀했다. 산골의 차가운 공기 속에 먹는 차갑고 상긋하면서 시원한 육즙이 입안 가득히 퍼지는 홍시의 맛은 거의 울컥할 지경이다. 어릴 때는 삭혀서도 먹었다. 가을 소풍을 갈 때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삭힌 몇 개씩을 싸가지고 왔.. 2023. 12.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