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의 어려움과 머뭇거림, 좌충우돌, 좌절에 대한 오래된 이야기
3. ䷂ 수뢰 둔, 수뢰 준(水雷 屯) 천지가 사귀어서 처음 나온 것이 水雷 屯이다. 屯은 ‘진 치다, 수비하다, 병영, 언덕’의 의미를 지닌 ‘둔’으로도, ‘어렵다, 무리를 이루다, 견고하다, 험난하다, 태초’의 의미를 지닌 준으로도 읽힌다. 괘의 상황을 보자면 ‘준’으로 읽는 것이 더 합당할 듯하나 나는 오랫동안 ‘둔’으로 읽어서 아직 버릇처럼 ‘둔’으로 읽게 된다. 屯은 땅을 뚫고 올라오려는 싹의 모습을 형상한 글자이다. 여리디 여린 새싹이 땅을 뚫고 올라오려면 얼마나 힘들겠나? 물론 봄에 우린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 저기 돋아난 새싹을 보지만 말이다. 상(象)으로 보자면 위에 물이 있고 아래에 우레가 있다. 우레가 아래에 있는 걸 보니 물은 그냥 물이 아니라 구름이다. 구름이 잔뜩 드리워져 있고, ..
2023. 1. 21.
63. 수화기제(水火旣濟䷾) 이미 건넜다면
旣濟, 亨小 初吉終亂. 기제는 형통할 것이 작은 것이니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처음은 길하고 나중은 어지러우니라. 初九, 曳其輪 濡其尾 无咎. 초구, 그 수레바퀴를 뒤로 당기며 그 꼬리를 적시면 허물이 없으리라. 六二, 婦喪其茀 勿逐 七日得. 육이, 지어미가 그 가리개를 잃었으니 쫓지 않으면 칠 일에 얻으리라. 九三, 高宗伐鬼方 三年克之 小人勿用. 구삼, 고종이 귀방을 쳐서 삼 년 만에 이기니 소인은 쓰지 말라. 六四, 繻有衣袽 終日戒. 육사, 물이 새는 데 해진 옷을 두고, 종일토록 경계함이라. 九五, 東鄰殺牛 不如西鄰之禴祭 實受其福 구오, 동쪽 이웃의 소를 잡음이 서쪽 이웃의 간략한 제사가 실제로 복을 받음 만 못하니라. 上六, 濡其首 厲. 상육, 그 머리를 적심이니 위태하니라. 수화기제(水火旣濟䷾)..
2023. 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