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회가 말했다.
“저는 나아졌습니다.”
중니(공자)가 물었다.
“무슨 말인가?”
“저는 인(仁)이니 의(義)니 하는 것을 잊었습니다.”
“좋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얼마 후 안회가 다시 공자를 뵙고 말했다.
“저는 더 나아졌습니다.”
“무슨 말인가?”
“저는 예(禮)니 악(樂)이니 하는 것을 잊었습니다.”
“좋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얼마 지나 다시 안회가 공자를 뵙고 말했다.
“저는 좀더 나아졌습니다.”
“무슨 말인가?”
“저는 앉아서 고스란히 잊었습니다.”
공자는 깜짝 놀라 물었다.
“앉아서 고스란히 잊었다 함은 그게 무슨 말인가?”
“손발이나 몸을 잊어버리고, 귀와 눈의 작용을 쉬게 합니다. 몸을 떠나고 앎을 몰아내는 것, 그리하여 ‘큰 트임’[대통(大通)]과 하나가 되는 것이 좌망(坐忘)입니다.”
공자가 말했다.
“하나가 되면 ‘좋다’ ‘싫다’가 없지. 변화를 받아 막히거나 고정된 것이 없게 된다. 너야말로 과연 어진 사람이다. 청컨대 나도 너의 뒤를 따르게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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