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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글쓰기/글쓰기로 자강불식하는 주역(두마리)

주역일기 4일차- 지뢰복괘(地雷復卦䷗)

by 두마리 4 2025. 5. 31.

2025531. 오늘의 괘는 지뢰복(地雷復䷗)이다. 주역 수업이 있는 날이고 복괘를 다룬다.

 

복괘(復卦䷗)의 괘상을 보면 음효(陰爻) 5개 밑에 양효(陽爻) 1개가 있다. 음이 극한에 이르고 난 뒤에 나시 양이 자라는 형상이다. 회복이고 반환이고 새로운 시작이다. 산지박괘(山地剝卦䷖) 맨 위의 양효 석과(碩果)가 떨어져 중지곤(重地)의 땅속에 있다가 움을 틔우며 꿈틀거리는 형국이다.

 

상괘(上卦) 곤지(坤地)는 땅이고 부드러움, 순종을 상징한다. 하괘 진뢰(震雷)는 우레이고 움직임을 상징한다. 한 알의 씨앗이 땅속에서 움을 틔우는 것은 회복이고 반환이고 새로운 시작이다. 그것은 천지의 이치에 순종하여 마치 우레와 같은 움직임으로 하나의 작은 우주가 새롭게 시작된다.

 

오행으로 보면 10음토(陰土)3양목(陽木)이다. ()()()로 목이 음의 기운을 극복하며 땅속에서 꿈틀거리며 나오는 형국이다.

 

복괘(復卦䷗)의 괘사를 보자.

 

회복은 형통하니, 나가고 들어오는 데에 병이 없어서, 벗 와야 허물이 없다. 그 도가 되돌아와 회복하기를 반복해서, 7일만에 와서 회복하니, 나아갈 바를 두는 것이 이롭다.”

 

모든 회복은 형통한 것이다. 모든 것에는 회복ㆍ반환ㆍ반복ㆍ시작과 끝이 있다. 해가 뜨고 지면서 하루, 한 달, 한 해, 사계절이 반복된다. 그 주기는 일정하게 반복되지만 매일 새롭다. 그 속에서 만물의 생성과 소멸은 반복되고 순환한다. 이 회복은 45억 년 동안 어긋남 없는 지구의 공전과 자전 속에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상에서는 의식조차 되지 않는 이러한 회복과 반복의 지속이야말로 엄청나게 중요하다. 그래서 공자는 이를 두고 천지의 마음이라고 비유하고 있다. 마음은 인간의 것인데, 천지도 무슨 마음과 의지가 있어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한 순간도 쉬지 않는다는 것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는 인간 허파의 소식영허(消息盈虛)와 심장의 박동도 이와 유사하다.

 

씨앗이 처음 움트기 시작할 때는 그 기운의 나가고 듦에 병이나 나쁜 기운이 없어야 한다. 이 때는 양효가 하나인 것처럼 기운이 약하다. 모든 씨앗은 그 싹을 틔울 때 특히 어렵다. 인간도 아기를 임신하고 출산할 때나 막 태어났을 때 온갖 정성을 들여 보살핀다. 옛날에 집에서 출산할 때는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대문에 금()줄을 쳤다.

 

지뢰복(地雷復䷗)은 겨울이고, 동지(冬至)의 때다. 12지로 하면 자()이다. 밤이 가장 길 때이고, 12지의 시작이다. ()이 극한에 이르고, ()이 새롭게 시작되는 때다. 단전에서 상인과 여행객의 출입을 통제하고 군주는 사방에 시찰을 나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부정하고 나쁜 기운을 막기 위해서다. 동짓날에 팥죽을 먹는 것도 사악한 기운을 막는 벽사(辟邪)의 의미가 있다.

 

나가고 듦은 회복ㆍ반환ㆍ반복ㆍ시작과 끝에서 작용하는 기운의 흐름이다. 배추나 무 등은 안에서부터 속이 자라서 밖으로 나가면서 커진다. ‘나가고 듦은 인간은 물론 만물의 생장과 변화 원리이다. 사람이 먹고 싸는 행위, 손이나 발을 움직이는 것, 일상의 출퇴근 등 모든 것이 나가고 듦의 반복이고 그 반복을 통해서 변화하고 성장한다.

 

벗이 와야 허물이 없다’. 싹이 날 때 날씨가 갑자기 추우면 죽어버리거나 냉해를 입는다. 잡초들은 한꺼번에 싹을 틔우지 않는다. 먼저 싹을 틔운 것들은 얼어죽거나 뜯어먹히거나 뽑히기도 한다. 그러다가 생장 조건이 전반적으로 좋아지면 어느 순간 엄청난 개체가 떼거리로 싹을 틔우는 것을 볼 수 있다. ‘은 양()의 기운으로 따뜻한 날씨이기도 하고, 그 날씨에 영향을 받는 씨앗이기도 하다. 인간 삶도 대체로 그렇다. 처음으로 시작되는 일에는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가 사정이 좋아진다 싶으면 너도 나도 나선다. 한 사람이 어렵게 시작하더라도 도와주거나 따르는 사람들이 있어야 그 일은 성장하게 된다.

 

‘7일만에 와서 회복하니’. 주역괘의 효가 6개니 다시 반환하는 데 7일이 걸린다. 7일만에 반환하여 반복되는 것들이 많다. 1주일도 일정하게 시작하고 끝나면서 반복되는 리듬이다. 피부에 난 상처도 7일 지나면 쓸만큼 회복된다. 대체로 감기도 7일 지나면 낫는다. 일정한 주기를 염두에 두는 것은 유효하다. 하루, 일주일, 보름, 한 달, 분기, 계절, 일년 등 일에 따라서 그 생성과 소멸의 주기를 생각하면 좀더 여유롭고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다.

 

나아갈 바를 두는 것이 이롭다’. 차갑고 부정적이고 소인을 상징하는 음()의 기운이 줄어들고, 따뜻하고 긍정적이고 군자를 상징하는 양()의 기운이 자라나기 시작하는 국면에서는 마땅히 나아가는 것이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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復亨 出入无疾 朋來无咎(복 형 출입무질 붕래무구)

反復其道 七日 來復 利有攸往(반복기도 칠일 래복 이유유왕)

彖曰 復亨 剛反 動而以順行(단왈 복형 강반 동이이순행)

是以出入无疾 朋來无咎(시이출입무질 붕래무구)

反復其道 七日來復 天行也(반복기도 칠일래복 천행야)

利有攸往 剛長也 復 其見天地之心乎(이유유왕 강장야 복 기견천지심호)

象曰 雷在地中 復 先王 以 至日 閉關 商旅 不行 后不省方(상왈 뇌재지중 복 선왕 이 지일 폐관 상려 불행 후불성방)

 

-정이천

회복은 형통하니, 나가고 들어오는 데에 병이 없어서, 친구가 와야 허물이 없다.

그 도가 되돌아와 회복하기를 반복해서, 7일만에 와서 회복하니, 나아갈 바를 두는 것이 이롭다.

단전에서 말했다. “회복은 형통하다는 것은 강함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움직여서 이치에 순종함으로써 행하기 때문에 나가고 들어오는 데에 병이 없어서, 친구들이 와야 허물이 없다.

그 도가 되돌아 회복하기를 반복해서, 7일 만에 와서 회복한다는 것은 하늘의 운행이고, “나아갈 바를 두는 것이 이롭다는 것은 양이 자라기 때문이니, 회복하는 것에서 천지의 마음을 볼 것이다.

상전에서 말했다. 우레가 땅속에 있는 것이 복괘의 모습이니, 선왕은 이것을 본받아 동짓날에 모든 문을 잠그고 상인과 여행자들이 다니지 못하게 했으며, 군주는 사방을 사찰하지 않는다.

 

-김경방

복은 형통하다. 나가고 들어옴에 해가 없어 벗이 와야 허물이 없을 것이다. 그 도를 반복하여 7일 만에 돌아오니 가는 바가 있음이 이로울 것이다.

단전에서 말하기를, 복이 형통하다는 것은 강이 돌아오기 때문이니 움직이고 순하게 행하기 때문에 나가고 들어옴에 해가 없어 벗이 와야 허물이 없을 것이다. ‘그 도를 반복하여 7일 만에 돌아온다는 것은 천도이다. ‘가는 바가 있음이 이롭다는 것은 강이 자라기 때문이다. 복에서 천지의 마음을 보는구나.

대상에서 말하기를, 우레가 땅속에 있는 것이 복괘이다. 선왕이 <복괘의 상을> 보고서 동지에 관문을 닫아 상인과 여행자가 다니지 못하게 하고 임금도 사방을 순시하지 않는다.

 

-쑨 잉퀘이

복은 형통하다. 양기의 생장에 해가 없으며, 강건한 벗들이 다가오니 과오가 없다. 반전(反轉)하여 회복하는 데에 법칙이 있으니, 7일이 지나면 회복되며, 앞으로 나아가기에 (일의 성장과 발전에) 이로울 것이다.

단전에서 말한다. 회복되면 형통하다는 것은 양강이 회생함을 말한다. 양기가 움터 생동하면서 객관 법칙에 순응하여 움직이므로 생장에 해가 없으며, 무리 지어 앞으로 나아가도 과오가 없다. 반전하여 회복하는 데는 일정한 법칙이 있어서 7일이 지나면 반드시 회복됨은 대자연의 운행 법칙이다. 일의 성장과 발전에 이롭다는 것은 양강이 생장하고 있음을 말한다. ‘회복이란 만물을 주재하는 천지 자연의 의도를 구현하고 있음이 아니겠는가?

상전에서 말한다. 우레가 땅속에 있ᅌᅳᆷ은 양기의 회복을 상징한다. 이것을 보고 선대의 군왕은 동지가 되면 관문을 닫고 조용히 수양하고, 상인과 나그네는 먼 길을 떠나지 않으며, 군주도 사방을 시찰하지 않는다.

 

-김석진

복은 형통하니 나가고 들어옴에 병이 없어서 벗이 와야 허물이 없으리라. 그 도를 반복해서 7일에 와서 회복하니, 갈 바를 둠이 이로우니라.

단전에 이르기를 복이 형통함은 강이 돌아옴이니, 움직여 순하게 행함이라. 이렇기 때문에 나가고 들어옴에 병이 없어서 벗이 와야 허물이 없는 것이니라. ‘그 도를 반복해서 칠일에 와서 회복함은 하늘의 운행이요. ‘가는 바를 둠이 이로움은 강이 자라기 때문이니, 복괘에서 그 천지의 마음을 볼진져!

대상전에 이르길 우레가 땅속에 있는 것이 복이니, 선왕이 본받아서 동짓달에 관문을 닫아서 상인과 나그네가 다니지 못하게 하며, (임금)가 지방을 순시하지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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