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시합을 나갔다. 한 게임 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다. 점심을 먹고 커피를 두어 잔 마셨다. 대회가 끝나고 회식하고 집에 오니 저녁 9시 30분쯤 됐다.
밤 12시가 넘었는데도 정신이 말똥말똥 잠이 오지 않았다. 불을 끄고 눈을 감고 누웠다.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잠이 오지 않았다.
자는 척하는 하고 있어도 잠이 들지 않을 것 같아 일어났다. 새벽 1시 45분쯤 되었다. 고명환이 쓴 『고전이 답했다』를 읽었다. 다 읽고나니 새벽 4시쯤 되었다. 커피 두어 잔의 힘으로 잠이 오지 않아 책 한 권을 읽었다.
이 책에서 작가가 인용하면서 언급된 책들이 무려 60여권 정도 된다. 작가의 독서량을 짐작할 수 있다. 하루 한 권씩, 일 년에 230권을 읽은 적도 있다고 말한다. 매일 아침마다 촬영해서 반복했다는 긍정확언이 인상적이다.
인상적인 문장들이 너무 많다.
“자전거가 계속 움직여 앞으로 나아갈 때 안정적인 것처럼 인간 역시 계속 움직여야 안정적이다.”
“남에게 충고하는 일은 쉬운 일이며 자기 자신을 아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상대방의 허물이 보이는 것은 자신 또한 그런 모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불평은 남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처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나온다. 자기 입에서 불평과 충고를 없애라.”
“생텍쥐페리는 영양을 키웠다. 태어나면서부터 사람들 손에 길들여진 영양은 벌판에 풀어줘도 몇 번 껑충거리다 스스로 다시 울타리 안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러곤 작은 뿔로 철망만 들이받는다. 마치 불평과 불만은 가득한데 문을 열어줘도 떠날 용기는 없는 인간들처럼 말이다.”
“나는 요즘 고전을 읽을수록 점차 젊어짐을 느낀다. 남들보다 빠른 시간 안에 일을 완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서다.”
“늘 조금 모자란 상태를 유지하라. 몸도 조금 춥게 하라. 긴장의 끈을 놓지 마라. 그리고 이 긴장감을 사랑하라.”
“진리에 이르는 길은 의도를 갖지 않은 사람에게만 열려 있다.”
“부자가 되기 위해 돈을 좇지 않는다.”
“모든 스포츠에서 힘을 빼라는 말이 의도를 갖지 말라는 것이다. 상대를 이기겠다는 의도를 가지면 몸이 긴장하고 오히려 경기에 방해가 된다.”
“의도를 숨긴다는 건 몰입하는 것이다.”
“남이 시키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 그때 인간은 몰입할 수 있다.”
“언제나 직관을 개념에 앞서도록 해야지, 그것이 거꾸로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불행은 욕망과 능력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이다.”
“욕망의 끝은 없다. 어디선가 멈출 수 있어야 한다. 그 경계선이 바로 능력이다.”
“욕망 앞에 능력을, 개념 앞에 직관을!”
“쾌락과 고통은 저울 양 끝에 놓인 추와 같은데, 평행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해서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반드시 반대쪽에서 올라오려는 힘이 강해진다”
“자신을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원숭이는 한배에 두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고 한다. 그런데 원숭이 어미는 그 두 마리 새끼에게 똑같은 사랑을 베풀지 않는다. 하나는 애지중지 하며 젖을 물려주고, 다른 하나는 무관심으로 내버려둔다. 자라서 어미의 품을 떠나게 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어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새끼는 홀로 살아가는데 어려움을 겪지만, 그렇지 못한 새끼는 건강하게 오래 산다.” 『이솝우화』 어미원숭이의 사랑
“결혼 생활이 힘든 이유도 마찬가지다. 한집에 살지만 각자 스스로 존재해야 하는데 서로 소유하려 들고 소유 당하려 한다. 소유하는 순간 사랑은 시든다. 꽃을 소유하기 위개 땅에서 뿌리채 뽑아 손아귀에 쥐어보라.”
“안전한 길은 위험하다. 우리는 비판을 싫어하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숨어버리거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회피한다. 이리하여 성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 번쯤 남의 글을 읽고 매료되지 못한 작가는 자기 글로 남들을 매료시킬 수 없다.”
“방법을 몰라서 못 쓰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쓰지 않아서 못 쓰는 것이다.”
“단문으로 쓴다. 능동태로 쓴다. 명쾌하게 쓴다.”
“우리는 오직 물질적인 부를 위해 일함으로써 스스로 감옥을 짓는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살아날 가능성이 있을 때만 생기는 것 같다. 그 가능성이 제로가 되면 공포도 함께 사라진다.”
“격정 속에서 한 결심은 격정이 사라지면 함께 사라진다.”
“독서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고급스러운 쾌락이다.”
“우리는 주춤거리지만, 그들은 주저하지 않는다. 우리는 집을 비우고 나가면 가진 것을 잃게 될까 걱정하지만, 그들은 밖으로 나가면 무언가를 얻을 것이라 믿는다.”
“스타일은 반복하다 보면 문득 솟아난다.”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쨌든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는 것이 바로 용기 있는 모습이다.”
“글쓰기와 요리하기, 두 가지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은퇴 후에도 얼마든지 풍요롭게 살 수 있다.”
“고전의 모든 문장은 훌륭한 음식이다.”
“정신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정확한 방법이 있다. 바로 고전 읽기다.”
“고전은 우리가 먹는 모든 영양제를 합쳐놓은 것과 같다.”
“나는 핸드폰을 새까맣게 탄 고기라고 여겨 보지 않으려 노력한다.”
“고전에는 고대의 가장 현명했던 사람들이 말씀했고, 또 그 후 모든 시대의 현명한 사람들이 그 가치를 우리에게 보증한 황금 같은 말들이 있다.”
“읽은 사람만이 제대로 쓸 수 있다.”
“읽기-걷기-생각하기-쓰기, 인간은 네 가지로 완성된다.”
“사색 중에 떠오른 생각을 써놓지 않으면 날아가버린다.”
이 책을 읽고나니 작년에 200여 일 동안 지속했던 하루 한 편 글 쓰기를 다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한 편 글쓰기를 10년 정도는 해야 제대로 운용할 수 있지 않을까.
글쓰기는 더 꾸준히, 단순하게, 능동태로, 명쾌하게! 여기에다 요리하기를 더해봐야겠다.
-『고전이 답했다』(고명환)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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