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한다
생산의 때가 다하면 수용의 때가 오고
꽉 차고 난 다음엔 비워야 할 때가 온다
물속에서 꼼지락거리며 어려운 때를 다하면
어둠 속에서 어리나마 싹 틔울 때가 온다
어리면 음식 차려주고 기다림이 필요하다
음식이 앞에 있으면 욕심이 나고 다툼이 생긴다
군사가 무리를 지어 물처럼 흐르는 때가 지나면
나란히 견주어 도우는 때가 온다
하늘에 바람이 불어 빽빽한 구름에 조금 더 쌓는 때가 지나면
연못 위의 하늘처럼 조심스런 이행의 때가 다가온다
아래로 간 하늘은 위로 올라가려고
위로 간 땅은 아래로 내려가려 하는 태평성대의 때가 다 가면
위로 간 하늘은 위로만 가고
아래 있는 땅은 아래로만 내려고 막히고 불통하는 때가 닥친다
태양 위에 하늘처럼 모든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때가 지나면
하늘 위에 태양이 빛나듯이 온갖 재화가 가득한 때가 온다
높은 산이 땅 밑으로 고개를 숙이듯 겸손한 때를 다 하면
땅이 몸부림치듯 요동치는 기쁨의 때를 맞이할 수 있다
기쁨만을 연못 속에서 움직이듯이 따르기만 하면
벌레가 좀먹듯이 일이 생기는 때를 맞는다
땅에 못물이 임하듯 커지는 때가 지나면
땅 위에 부는 바람처럼 살펴봐야 할 때가 온다
불 아래 우레처럼 깨물고 처벌하는 때가 지나면
산 아래 불처럼 빛나게 꾸미는 때가 온다
산 아래 땅처럼 박탈의 때가 다하면
땅 속의 움직임처럼 다시 회복의 때가 도래한다
회복하면 망령되지 않고
망령되지 않으면 크게 쌓을 수 있는 때가 온다
쌓이면 길러야 하고
기르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기에 크게 지나침이라
크게 지나침의 때가 지나면 구덩이에 빠지는 때가 온다
빠짐의 때가 다하면 하늘의 태양처럼 걸리는 때가 온다
하늘과 땅이 있은 뒤에 만물이 있고
만물이 있은 뒤에 남녀가 부부가 있게 된다
사랑하여 부부가 되면 오래 가야 하는 때가 온다
하늘 아래 산으로 가 그쳐 물러남의 때가 다하면
하늘 위에 우레처럼 큰 씩씩함으로 나아가는 때가 온다
땅 위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전진하는 때가 지나면
밝음이 땅 속에 묻히는 때가 온다
바람 따라 불이 솔솔 피어나듯 하는 단란한 가족이었다가
사팔뜨기 눈처럼 서로 반목하는 때를 맞기도 한다
구덩이에 빠지고 산에 막히듯 절름발이와 같은 어려움의 때를 지나면
얼음이 녹듯이 모든 일이 잘 풀리는 때를 맞기도 한다
덜어내어 위에 보태주는 손해를 보다가
누군가 나에게 보태주는 이익을 보기도 한다
권력에 올라타 농간을 부리는 소인을 척결하고 나면
또 어느덧 다른 소인을 만나 그가 밑바닥부터 헤집고 들어오기도 한다
땅 위에 못물처럼 모으다 보면
바람이 땅 밑으로부터 불어 날아오르기도 한다
연못 밑에 물이 빠져 곤란하다가도
물이 고여 우물처럼 온갖 사람이 다 퍼먹을 수도 있다
새 것을 취할 때는 옛 것을 버려야 한다
믿음의 때가 다하면 지나침의 때가 온다
연고가 많아 삶에 지치면 아는 사람 없는 데로 여행을 가고 싶다
무엇을 하나 완성했다 싶으면
그 끝엔 또하나의 미완성이 시작된다
(공백 제외 1046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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