履虎尾, 不咥人, 亨(리호미, 부절인, 형) 호랑이 꼬리를 밟더라도 사람을 물지 않으니 형통하다. 단왈, 리는 유가 강을 밟고 있는 것이다. 기뻐하면서 건을 공경하니 이 때문에 호랑이의 꼬리를 밟더라도 사람을 물지 않아 형통한 것이다. 강하고 중정함으로 제왕의 자리에 올라 흠이 없으면 광명하다. 대상왈, 위에 하늘이 있고 아래에 못이 있는 것이 리괘이다. 군자가 보고서 상하를 분별하여 백성을 뜻을 안정시킨다.
리(履)는 ‘신발’ ‘발로 밟음’, ‘이행’, ‘실천’이다. 리괘(履卦䷉)는 이행의 태도를 비유한다. ‘호랑이 꼬리를 밟는다’는 것은 유약한 태(兌☱)가 강건한 건(乾☰)을 밟는 상이다. 강한 것이 약한 것을 밟는 것이 아니라, 약한 것이 강한 것을 밟는 것이다. 이미 실천해보지 않아도 너무 뻔하거나 쉽고 약한 것을 밟는 것을 이행이라고 하지 않는다. 호랑이 꼬리를 밟는 것처럼 강하면서 두려움을 갖게 하는 것을 향해 나가야 이행이라고 할 수 있다.
‘꼬리를 밟더라도 물지 않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자신보다 사납고 강한 호랑이 꼬리를 밟았는데 물지 않았다는 것은 겸손하게 자세를 낮추어 예의를 다했다는 것이다.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경지를 ‘밟는다면’ 무척 조심해야 한다. 사람을 상대로 이행하는 것이라면 상하를 분별하여 예(禮)와 제도에 맞게 해야 한다.
이행 주체가 군자나 군주라면 그 이행이 미치는 대상은 누구일까. 왕정 시대의 군주의 권력도 백성에게서 나온다. 민주주의 시대에 대통령의 권력 역시 그 뿌리는 국민이다. 그렇다면 호랑이 꼬리를 밟는 것처럼 이행해야 되는 것은 군주나 대통령의 이행이 아닐까. 백성이나 국민이 물지 않도록 상하를 잘 구분하고 안정시킬 수 있도록 법이나 제도를 실천하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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