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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4

『장자』 전문 읽기-소요유(逍遙遊)편(2)...쓸모 요(堯)가 천하를 허유에게 양도하면서 말했다. “해와 달이 떠 있는데 횃불을 계속 밝히고 있으면 그 횃불의 빛을 나타내기란 또한 어렵지 않소? 제 때에 알맞은 비가 왔는데 오히려 인력으로 물을 댄다면 오히려 그 적시어 주는 것이 오히려 헛수고가 아니겠소? 그대가 서야 천하가 잘 다스려질 텐데 내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으니 내 자신이 볼 때 부끄럽소. 그러니 청컨대 맡아 주시오.” 허유가 이렇게 대답했다. “그대가 천하를 다스렸으므로 천하는 이미 잘 다스려지고 있소. 그런데 내가 그대를 대신한다면 나는 장차 명예를 위하라는 말이요? 명예는 실질의 빈객(賓客)인데 나를 빈객이 되라는 말이요. 뱁새가 깊은 숲에 깃들어도 한 개의 나뭇가지에 의지할 뿐이고, 두더지가 강물을 마셔도 그 배를 채우는 데 불과하오... 2025. 5. 30.
『장자』 전문 읽기-소요유(逍遙遊)편(1)...붕과 종달새 북쪽 바다에 물고기가 있어 그 이름을 곤(鯤)이라고 하는데 그 크기가 몇 천리나 되는지 알지를 못한다. 그것이 변화해서 새가 되니 그 이름을 붕(鵬)이라 하며 이 붕의 등 넓이도 몇 천 리나 되는지 알지를 못한다. 이 새가 한번 기운을 내어 날면 그 날개는 마치 하늘에 드리운 구름과 같다. 이 새는 바다 기운이 움직일 때 남쪽 바다로 옮겨 가려고 하는데 남쪽 바다란 천지(天池)를 말한다. 제해(齊諧)>란 기괴함을 적은 것으로 거기에 이런 말이 있다. ‘붕새가 남쪽 바다라 날아갈 때에는 물결을 치는 것이 3천리요, 회오리바람을 타고 9만리나 날아올라가 6개월을 가서야 쉰다.’ 하였다. 아지랑이와 티끌은 생물들이 불어내는 입김이다. 하늘이 저렇게 푸른 것은 저 하늘 본래의 빛인가? 너무 멀어서 끝이 없는 .. 2025. 5. 29.
시절인연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가 되면 만나는 친구가 있다. 맞은 편 아파트에 사는 그녀는 흰색 티볼리를 몰고 매번 나를 태우러 온다. 환한 미소로 반갑게 인사하고는 여느 때와 같이 수다를 떤다. 신나서 이야기하는 그녀의 얼굴은 봄날의 햇살처럼 눈부시다. 환갑이 좀 지난 그녀는 나보다 14살 정도 위다. 나이로 따지면 이모뻘이지만 이모보다는 친구 같은 그녀다. 사랑스럽고 현명하지만, 때로는 짠한 그녀가 요즘 나의 소중한 시절인연이다. 4개월 전 인문학 공부를 하는 한 공간에서 만나 카풀을 하며 인연을 맺게 된 그녀, H이다. 월요일엔 타로, 화요일엔 장자, 금요일엔 민화 수업을 함께 들으며 일주일에 세 번을 만난다. 차가 없어 교통편을 신세지고 있는 내 마음이 불편할까 그녀는 이런 말을 해준다. “도움 받을 수.. 2023. 4. 18.
붕새와 바람, 풍지관... 2023.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