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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3

너무 아픈 사랑 그대 보내고 멀리 가을 새와 작별하듯그대 떠나 보내고 돌아와술 잔 앞에 앉으면 눈물 나누나 그대 보내고 아주 지는 별빛 바라볼 때눈에 흘러 내리는 못다한 말들그 아픈 사랑 지울 수 있을까 어느 하루 비라도 추억처럼흩날리는 거리에서쓸쓸한 사람되어 고개 숙이면그대 목소리 너무 아픈 사랑은사랑이 아니었음을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어느 하루 바람이 젖은 어깨 스치며 지나가고내 지친 시간들이 창에 어리면 그대 미워져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제 우리 다시는 사랑으로 세상에 오지말기그립던 말들도 묻어 버리기못다한 사랑 너무 아픈 사랑은사랑이 아니었음을너무 아픈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가사 사랑은 사랑이다. 아픈 사.. 2025. 2. 7.
고방 우리 집에서도 '고방'이라 했다 장독으로 안 쓰는 독에는 한 가득 홍시가 들어있어 겨우내 수시로 갖다 먹었다. 스케이트를 타거나 물고기를 잡는다고 추위에 한나절 떨다가 들어와 따뜻한 아랫목에 뜨근하게 데운 시루떡을 차가운 홍시에 찍어 먹던 맛을 잊을 수 없다. 외갓집 고방에서는 갈 때마다 늦가을 따서 재놓았다 밥그릇에 퍼주시던 고욤 맛이 외할머니의 곰방대와 웃음처럼 정겹고 푸근했다. 우리 아버지는 입버릇처럼 술은 광약(狂藥)이라 말씀하시면서 안 마셨기 때문에 음식 솜씨 욕심 많은 어머니도 술 담는 실력은 없으셨다. 딱 한 번 동네 술 잘 담는 아지매한테 배워서 술을 담았는데 성공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개복숭아, 머루 등을 넣고 소주를 부어 만든 과실주는 항아리들은 몇 개 있었다. 술 먹는 사람이.. 2024. 1. 26.
국수 나는 국수를 좋아한다. 한 번 먹으면 보통 세 그릇 정도는 먹는다. 물에 말아서 두 그릇 먹고, 고추장에 비벼서 한 그릇 먹는다. 쫄깃한 면을 좋아한다. 밀가루 반죽에 탄산나트륨을 더하면 쫄깃한 알칼리성 국수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면발이 쫄깃하고 탱글탱글한 국수를 먹으려면 삶을 때 타이밍도 중요하다. 국수 면발의 굵기에 따라 면이 익어가는 빛깔을 보고 있다가 건져내자마자 얼음 찬물에 식히면 더 쫄깃한 식감을 얻을 수 있다. 말아먹는 국수는 육수도 중요하지만, 양념장도 맛있어야 한다. 먹을 때의 상황도 맛에 영향을 미친다. 시골에서 모내기를 할 때 새참으로 먹었던 국수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면은 탱글하지도 쫄깃하지도 않았지만, 논밭 사이 언덕에서 국수 한 뭉텅이에 멸치 육수를 붓고, 부추 나물을 고명.. 2023. 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