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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상(想像理想) 이야기/책 한 권 읽고 글 한 편 쓴다

진짜 공부

by 두마리 4 2024. 10. 29.

진짜 공부라고?

가짜 공부도 있나? 공부 같지 않은 공부도 있다. 억지로 하는 공부, 시험만 보고 나면 생활이나 생존에 아무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내용을 배우는 공부다. 단편적으로 조각조각 외워서 도대체 삶의 맥락과 연결이 안 되는 공부다. 그렇다고 전혀 쓸모 없지는 않다. 그 과정에서 아주 작은 깨달음도 있고 입시나 자격의 방편은 되기 때문이다. 또는 어쩌다 뜻밖의 호기심과 상상력이 자극되어 진짜 공부로 연결되기도 한다.

 

진짜 공부는 삶 그 자체가 아닐까. 학교나 학원에서 또는 어떤 매체를 통해서 문자나 그림, 영상으로 된 지식과 정보를 배우고 이해하고 깨닫는 것이 보통 말하는 공부이긴 하다. 하지만 이런 공부는 총체적이지 않다. 살기 위해, 생존하기 위해 몸과 머리를 종합적으로 써 가면서 느끼고 이해하고 깨닫는 것이야말로 진짜 공부가 아닐까.

 

강원국의 진짜 공부에서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공부 중의 진짜 공부를 말하고 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말하기쓰기이다. 삶과 전면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공부 그 자체를 총체적이게 만들어 주는 게 공부한 내용을 말해보는 것과 써 보는 것이다. 말하기와 쓰기는 공부 방법이기도 하고 공부의 목적이기도 하다. 배우는 것을 말하고 써 보면 공부가 잘 된다. 공부의 목적은 삶에 사용하기 위해서인데, 안 보고 말할 수 있고, 쓸 수 있으면 온전히 나의 것이 되고 삶의 상황에 제대로 적용할 수도 있다.

 

저자는 진짜 공부를 잘하기 위한 태도와 자질을 말하고 있다. 동기 부여, 관찰력, 노력과 성실, 습관 형성, 성품, 공감능력, 상상력, 집중력, 지구력, 기억력, 질문력. 사고력, 인사성 등을 말한다. 누구나 공감하는 것들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모두 중요하지만 하나를 꼽으라면 습관 형성이다. 이를테면 하루 한 쪽 이상을 책을 읽는 것과 하루 한 문장 이상의 글을 쓰는 것을 수백 번 반복하여 하루라도 그 습관을 실천하지 않으면 불안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다.

 

몇 가지 인상적인 말들이 있다.

애호감.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자. 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자기 존중감. 나는 글을 잘 쓴다. 자아 효능감. 나는 글을 쓸 수 있다. 포기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쉬운 일부터 해 보자. 그러면 길이 열린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잘하게 된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세상을 사랑한다.

 

제인 넬슨의 학급 긍정 훈련법에서 발췌하여 인용된 다음 문장들도 매일 한 번씩 주문처럼 외우면 좋을 것 같다.

나는 능력이 있다.

나는 꼭 필요한 사람이다.

나는 남에게도 도움을 주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는 원칙이 있고, 자기 조절력이 있다.

나는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행동한다.

나는 꾸준한 연습을 통해 지혜와 판단력을 발달시킨다.

 

나가는 말에 인용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새삼 글과 말은 그 사람됨을 보여줌을 느낀다.

 

노무현, “시도하고 도전하면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100퍼센트 실패다. 나는 세 대 맞고 네 대 때릴 수 있으면 도전한다. 한 대도 안 맞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김대중.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그건 배가 아니다. 배는 바다에 나가 있을 때 배다. 바다가 잔잔하면 배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풍랑이 일고 파도가 칠 때 배는 전진한다. 그런 점에서 풍파는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에게 좋은 벗이 된다.”

 

주역(周易)이섭대천(利涉大川)’이란 말이 많이 나온다. 큰 내를 건너다 빠져 죽거나 몸을 적시기도 하지만, 큰 내를 건너면 그만큼 얻는 이익이 있다. 공부도, 인생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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