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론4 장자 전문 읽기-제물론(齊物論)편(5)-여희(麗姬)의 후회 내 어찌 삶을 즐기는 것이 하나의 미혹(迷惑)이 아닌 줄을 알겠는가? 내 어찌 죽음을 싫어한는 것이 어려서 고향을 떠나 돌아갈 길을 모르는 것이 아닌 줄을 알겠는가? 여희(麗姬)는 애(艾)의 국경을 지키는 관리의 딸이었다. 진(晉) 나라에서 처음으로 그녀를 데려왔을 때에는 그녀는 눈물로 옷깃을 적시었으나 급기야 진왕(晉王)의 처소로 들어가 왕과 침상을 같이하고 육미(肉味)를 맛본 뒤로는 전날에 울었던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그러니 저 죽은 이가 죽기 전에 살기를 바랐던 것을 죽어서 후회하지 않는가를 내가 어찌 알 것인가? 2025. 6. 15. 장자 전문 읽기- 제물론(3) ...자연(自然)의 밝음 대체로 말은 단순히 불어내는 바람이 아니다. 말은 무슨 생각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 말하는 것을 보면 모두 일정하지 않으니 과연 말하는 것이 있다 할 것인가? 말하는 것이 없다 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새새끼의 지저귀는 소리와 다르다고 할 어떤 구분이 있는가? 혹은 구분이 없는가? 도는 무엇에 의지하고 있길래 참됨과 거짓이 있으며, 말은 무엇에 의지하고 있길래 옳음과 그름이 있는가? 도는 어디를 간들 존재하지 않으랴? 말은 어디에 있은들 옳지 않으랴? 그러나 도는 불충분한 이해 때문에 희미해지고 말은 화려한 수식으로 가리워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가(儒家)와 묵가(墨家)의 시비가 생겨나 옳다는 것을 그르다고 하고, 그르다고 하는 것을 옳다고 여긴다. 옳은 것을 그르다고 하고, 그른 것을 옳다고 .. 2025. 6. 4. 장자 전문 읽기 – 제물론편(2) ...도(道)[만뢰(萬籟)]에 순응하는 큰 지혜 큰 지혜는 한가하고 작은 지혜는 잗달으며 위대한 말은 담담하고 시답잖은 말은 수다스럽다. 잠잘 때는 혼이 외부 세계와 교섭을 갖고, 깨어 있을 때에도 감각이 작용해서 외부와 접촉을 갖는다. 그래서 외부와 어울려 날마다 마음의 갈등을 갖는다. 그리하여 너그러운 사람, 음험한 사람, 은밀한 사람이 있다. 조금 두려워 걱정하는 사람이 있고 크게 두려워하여 정신을 잃는 자도 있다. 마치 활을 쏘듯이 말을 빨리 하는 것은 시비를 잘 가리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요, 딱 잡아떼어 맹세하듯이 하는 자는 자기 고집을 세워 남을 이기자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며, 그 후려갈기는 것이 가을이나 겨울의 기후와도 같이 하는 것은 나날이 자기의 천진(天眞)을 깎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런 사람은 물욕에 흠뻑 빠져 돌이킬.. 2025. 6. 3. 『장자』 전문 읽기-제물론(齊物論)편(1)...인뢰(人籟) 지뢰(地籟) 천뢰(天籟) 남곽자기1)가 책상에 기대앉아 하늘을 우러러 길게 숨을 내쉬니, 그 멍청한 모습이 마치 짝을 잃은 것 같다. 안성자유2)가 그 앞에서 모시고 서 있다가 물었다.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형체는 진실로 마른 나무같이 하시고, 마음은 진실로 식은 재와 같이 하시니 말입니다. 지금 책상에 기대고 있는 분은 전에 책상에 기대고 있는 분이 아닙니다.” 자기가 말했다. “언아, 자네 또한 착하지 아니한가? 자네가 그렇게 물으니. 지금 나는 내 자신을 잊고 있었는데 자네도 그것을 알았던가? 자네는 인뢰(人籟)3)는 들었을 것이나 지뢰(地籟)4)는 아직 못들었을 것이고, 자네가 지뢰는 들었더라도 천뢰(天籟)5)는 아직 못들었을 것이다.” 자유가 물었다.“무슨 말씀입니까?” 자기가 대답했다.“대체로 대지가 내뿜는 숨을.. 2025. 6.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