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1 비를 맞다가 신(神)을 만나다 아침에 수영장에 갈 때는 비가 안 왔다. 밀운불우(密雲不雨)의 상태였다고나 할까. 밀운불우(密雲不雨). 빽빽한 구름이 끼여 있으나 비가 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떤 일의 징조(徵兆)만 있고 그 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은덕(恩德)이 아래까지 고루 미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주역 풍천소축괘에 나오는 말이다. 수영을 다 하고 나오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 잠시 망설이다. 비를 맞으며 걸었다. 큰 나무가 있으면 나무 밑으로 걸었다. 벌 두어 마리가 댕강나무 꽃잎 사이로 날았다. 비가 안 올 때 나왔다가 미처 못 들어갔는지, 비가 오는 걸 무릅쓰고 나왔는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비를 맞았다. 어릴 때 시골에서는 비를 맞는 일이 많았다. 우산이 귀하기도 했고, 갑자기 오는 소나기는 피하기 .. 2023. 8.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