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인연1 시절인연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가 되면 만나는 친구가 있다. 맞은 편 아파트에 사는 그녀는 흰색 티볼리를 몰고 매번 나를 태우러 온다. 환한 미소로 반갑게 인사하고는 여느 때와 같이 수다를 떤다. 신나서 이야기하는 그녀의 얼굴은 봄날의 햇살처럼 눈부시다. 환갑이 좀 지난 그녀는 나보다 14살 정도 위다. 나이로 따지면 이모뻘이지만 이모보다는 친구 같은 그녀다. 사랑스럽고 현명하지만, 때로는 짠한 그녀가 요즘 나의 소중한 시절인연이다. 4개월 전 인문학 공부를 하는 한 공간에서 만나 카풀을 하며 인연을 맺게 된 그녀, H이다. 월요일엔 타로, 화요일엔 장자, 금요일엔 민화 수업을 함께 들으며 일주일에 세 번을 만난다. 차가 없어 교통편을 신세지고 있는 내 마음이 불편할까 그녀는 이런 말을 해준다. “도움 받을 수.. 2023. 4.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