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칠환2 응축 반칠환의 시, ‘가을’을 읽는다. 조는 온 힘을 다해 좁쌀로 들어간다 벼는 온 힘을 다해 볍씨로 들어간다 참깨는 온 힘을 다해 깨알로 들어간다 나는 온 힘을 다해 어디로 들어가나 -------------------------------- 좁쌀을 뿌리면 싹이 나고 줄기와 잎이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가 영근다 볍씨를 뿌려 모를 옮겨 심으면 꽃이 피고 또 나락이 열린다 참깨 씨앗을 뿌리면 참깨가 열린다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 맺는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거꾸로 돌리면 조는 좁쌀로 들어가고 벼는 볍씨로 들어가고 참깨는 깨알로 들어가는 듯이 보인다 깨알같이 작은 깨알을 심었는데 그 깨알같이 작은 데서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참깨 꼬투리가 생기는 걸 보면 너무 신비롭다 그 작은 깨알 안에 줄기와 이파리와 꽃과 꼬투.. 2023. 12. 13. 생(生)하든 극(剋)하든 현재 시간 11시 25분 마감 12시 마감 시간 안에 골인해보려고 글을 써본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나를 생(生)하는지 극(剋)하는지 화합하자는건지 싸우자는 것인지는 원망하자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반칠환의 ‘웃음의 힘’이란 시를 읽는다 “넝쿨장미가 담을 넘고 있다 현행범이다 활짝 웃는다 아무도 잡을 생각 않고 따라 웃는다 왜 꽃의 월담은 죄가 아닌가” 웃음만 힘이 있는가 슬픔도 힘이 있다 분노도 힘이 있다 짜증도 힘이 있다 사랑도 힘이 있다 미움도 힘이 있다 욕망도 힘이 있다 물론 웃음이 힘이 있다는 것이 다른 것은 힘이 없다는 것이 아닐 것이다 웃음이 다른 것에 비해 더 힘이 없는 듯이 보여서 하는 말이리라 그렇다면 웃음이 힘이 있다는 건 슬픔이나 분노나 짜증이나 사랑이나 미움이나 욕망의 힘이 더 세다.. 2023. 12.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