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1 꽃이 좋아 어릴 때나 비교적 젊을 때 꽃을 좋아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선물로 꽃을 주고받은 적은 있다. 꽃이 싫었던 것은 아니다. 아, 꽃 예쁘다라고 감탄한 적이 없다. 나이 드신 아버지가 화려한 벚꽃가지를 잡고 사진 찍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아버지도 꽃을 좋아하시는구나! 어릴 때나 젊을 때는 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리거나 젊으면 사람 그 자체가 꽃이다. 꽃이 예쁘게 보이기 시작하면 늙었다는 징표다. 늙어가는 자신과 대조되는 꽃이 부럽다. 나무는 늙어도 주름이 끼지 않는다. 늙은 나무가 피우는 꽃이라 해서 힘없이 늘어지지 않는다. 젊은 나무가 피우는 꽃과 똑같이 화사하고 생생하다. 개나 고양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도 늙어서 주름지는 꼴을 본 적이 없다. 털로 덮여서 그런가. 인간처럼 오래 살지 .. 2024. 4.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