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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2

우연히 마주친 ‘불멸’ 化雲心兮思淑貞(화운심혜사숙정) 구름 마음 되어 순결하자 맹세컨만 洞寂寞兮不見人(동적막혜부견인) 깊은 골 괴괴한 절간 사람은 안 보이네 瑤草芳兮思芬蘊(요초방혜사분온) 꽃 피어 봄 이리 설레니 將奈何兮是靑春(장내하혜시청춘) 아, 이 젊음을 어찌할거나 660년에 태어나 693년에 죽은 설요(薛瑤)라는 여자가 열다섯에 스님이 되었다가 스물 한 살에 환속하며 남겼다는 시다. 김훈이 『자전거 여행』에서 뒤의 두 구절을 인용한다. 꽃 피어 봄 마음이 이리 설레니 아, 이 젊음을 어찌할거나 그리고, 이 시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이것은 대책이 없는 생의 충동이다. 그 충동은 위태롭고 무질서하다. 이를 박웅현이 『책은 도끼다』에서 김훈이 인용한 설요의 시와 김훈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나는 다시 인용의 인용을.. 2024. 3. 10.
아름다운 이별 정재찬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읽고 있다. 3장의 내용이 인상적이다. ‘떠나는 것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시뿐만 아니라 여러 사례를 인용하고 있다. 시(詩) 외에 ‘화려할 때 미련없어 떠난다’며 퇴장한 서태지, 김훈의 ‘자전거 여행’, 영화 ‘사랑과 영혼’, 라이처스 브라더스 ‘언체인드 멜로디’, 클로드 모네의 그림 ‘양산을 든 여인’을 인용하고 있다. 시로는 이형기의 ‘낙화’, 조지훈 ‘낙화’, 복효근의 ‘목련 후기’, 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 김춘수의 ‘거울 속의 천사’ㆍ‘강우’, ‘바람’, ‘꽃’, 정지용 ‘유리창’ 등이 인용되고 있다. 떠남이나 이별을 말할 때 이형기의 ‘낙화’는 곧잘 인용되는 유명한 시구(詩句)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 2023. 1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