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팡도르1 할머니의 팡도르 마을의 외딴집에 고요히 늙어가는 할머니가 있다. 할머니는 죽을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감한다. 죽음의 신이 문을 두드린다. “나와 갑시다” 할머니는 반갑게 맞이한다. 다만, 며칠만 더 머물다 가자고 간청한다. 할머니는 마을 아이들을 위해 과일과 계피를 듬뿍 넣은 크리스마스 빵을 만든다. 죽음의 신도 빵을 먹고 너무 맛있어 그만 정신이 아득해진다. 세상의 달콤함에 취한 죽음의 신은 구운 호두, 참깨 사탕, 꿀에 졸인 밤을 먹기 위해 검은색 망토를 벗어버린다. 며칠 동안 할머니 집에 머물면서 금빛 팡도르까지 맛본 죽음의 신은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풀어져버린다. 이때 할머니가 죽음의 신에게 말한다. “이제 갑시다” 꾸미기 위한 진주가 지나치면 진주가 사람을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진주를.. 2025. 1.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