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1 낯선 도시에 혼자 나는 혼자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낯선 도시에 도착하는 것을 수없이 꿈꾸어보았다. 그러면 나는 겸허하게, 아니 남루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섬』(장 그르니에) 중에서 내가 살아온 동네에서 계속 산다면 나를 아는 가족과 친척, 동료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런 곳에서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도 버리기가 어렵다. 나를 아는 사람이 많고 내가 가진 것으로 부양해야 할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또 이미 수십 년을 살아온 익숙한 도시에서는 겸손하게 마음을 비우는 것도 힘들다. 남루하게 사는 것도 혁명적인 결단과 용기가 없으며 불가능하다. 혼자서 낯선 도시에 간다면 눈치볼 것 없어서 느끼는 자유로움도 있다. 하지만 낯선 곳에서 생존하려면 겸허해질 수밖에 없다. 말도 통하지 않을 만큼 낯선 도시라면 겸허.. 2024. 3.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