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2 아차차 아차차 피고 보니 날이 차갑다 얼어죽을 망정 피어나보자 늦게 핀 매화, 산수유 아직인데 동백이 피고 개나리가 피고 진달래 피고 목련이 피고 벚꽃도 핀다 명자꽃이 피고 조팝도 서둘러 피어난다 시절이 하 수상하니 필까 말까 너무 재지 마라 때는 기다리는 게 아니듯이 꽃이 사람을 기다리랴 때가 되어 피는 게 아니다 피니까 때가 된 것이다 2024.3.20. 2024. 3. 21. 벚꽃 엔딩 어릴 때 내가 살던 고향에는 이맘때 쯤이면 복숭아꽃 살구꽃이 석양 속에 피어 있었다. 얕은 산에는 진달래꽃이 불타오르는 듯이 온산을 덮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한창이었다. 마을길도 넓히고 초가지붕들은 슬레이트나 양철 지붕으로 바뀌었다. 멀쩡한 기와지붕마저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꿔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새마을 진행 정도에 따라 등급을 매겨 마을 입구에 시멘트로 만든 ‘기초마을’, ‘자조마을’, ‘자립마을’ 표지가 세워졌다. 아마 이때부터였으리라. 마을 어귀나 집과 집 사이, 개울가에 있던 복숭아나무 살구나무도 없어지기 시작했다. 돈 안 되는 감나무도 베어져 목재로 팔렸다. 그 후로 몇 년이 흘러 이제 어딜 가나 벚꽃 천지다. 복숭아꽃 살구꽃은 과수원에만 열을 맞춰 멋없게 피어 있다. 벚꽃은 일본 사람.. 2023. 4.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