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1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 -『맡겨진 소녀』(클레어 키건)을 읽고 어릴 때, 열 살도 채 되지 않은 시절에 남의 집에 맡겨진다면 어떨까. 대체로 낯설고 불편하고 불안하고 외롭고 서먹하고, 엄마 아빠와 형제자매가 그리울 것이다. 맡겨진 집이 훨씬 풍족해도, 더 누추하고 옹색하고 부족한 자기 집에 하루빨리 돌아가고 싶을 것이다. 『맡겨진 소녀』(원제:foster)의 주인공 소녀는 어머니가 동생을 출산하는 등의 가정 형편 때문에 여름 한 철 외가쪽의 친척 집에 맡겨진다. 맡겨진 집의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느껴보지 못한 다른 무엇을 느끼게 해준다. 소녀는 맡겨진 첫날 ‘묘하게 무르익은 산들바람이 마당을 가로지름’을 느낀다. 그 집의 우물 물을 여섯 잔이나 마시면서 ‘아빠가 떠난 맛, 아빠가 온 적도 없는 맛, 아빠.. 2024. 9.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