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1 고삐 [고삐] 과거는 흘러갔다. 아니, 흘러가버린 것이 과거다. 어찌할 수 없다. 하지만 과거만큼 의미가 명료한 것은 없다. 현재는 진행 중이고, 미래는 닥치지 않아서 모르거나 어찌할 수 없다. 나의 과거를 부정하면 현재와 미래의 나도 부정된다. 지나가버린 과거가 현재의 발목을 잡거나 미래를 좌우하는 고삐가 될 수도 있다. 고삐는 이제 거의 흔적만 남은 과거의 말이다. 고삐는 말이나 소를 몰거나 부리려고 재갈이나 코뚜레, 굴레에 잡아매는 줄이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시골에서는 흔히 볼 수 있었다. 말에게는 재갈을 물리고, 소한테는 코뚜레를 꿰었다. 말은 보기 힘들었고, 소는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코뚜레는 소의 코청을 꿰뚫어 끼는 나무 고리다. 노간주 나무를 많이 썼다. 닳거나 부러지는 경우를 대비해서 적당한.. 2023. 5.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