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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의 7번째 괘인 지수사(地水師䷆)는 군사, 장수(將帥) 또는 용병(用兵)의 도를 말한다. 군사의 도()는 무엇일까.

 

지수사괘의 괘사에서는 정(), 장인(丈人)을 말한다. ()은 단전에서 정()이라고 풀이한다. 64괘 중에서 괘이름 다음에 정()이 바로 나오는 괘는 사괘(師卦)와 이괘(頤卦)밖에 없다. 군사(軍事)에서 바르고 정확하게 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 군사에서 올곧음을 강조하는 것은 그렇게 하지 않을 가능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 아닐까? 군사는 궁극적으로 전쟁을 위한 것이다. 평소에 부정부패가 있고, 정확하지 않은 일처리가 누적되더라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군사(軍事)를 운용하는 사람은 장인이어야 한다. 장인은 존경을 받으며 위엄이 있는 사람이다. 장인은 재능과 모략과 덕이 있어 사람들이 그를 존경하고 두려워할 만한 사람이다. 장수가 무능하면 군중이 따를 리가 없고, 전쟁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

 

단전에서는 정()과 장인(丈人)강중이응(剛中而應)’행험이순(行險而順)’으로 풀이한다. ‘()’은 구이(九二)의 장수를 의미한다. 군대를 지휘하는 장수의 모든 행동은 적중(的中)해야 한다. 5효인 군주와 잘 응해야 한다. 선조와 이순신, 고려 우왕과 이성계의 관계를 보면 알 수 있다. 군대는 전쟁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든 그렇지 않든 군사적 행위는 험()할 수밖에 없다. 군대와 전쟁은 천하를 독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고, 병을 치유하기 위해 독()을 쓰는 격이다. 따라서 순리(順利)에 따라서 행해야 허물이 없다.

 

대상전에서는 용민휵중(容民畜衆), 즉 백성을 포용하고 군중을 모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옛날에는 병농일치제였다. 평상시에는 농사를 짓다가 유사시에 징발하여 병사로 훈련시켰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강한 병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평상시에 민중을 포용하고 기르는 일을 잘 해야 한다.

 

초효에서는 규율을 강조하고 있다. 군대에 규율이 없으면 이기더라도 흉하다고 말한다. 병사들의 규율을 세우는 예로는 손무에 관한 이야기만한 것이 없다. 손무는 병법으로 오나라 합려를 만난다. 합려는 손무에게 군대를 지휘해 보일 것을 요청한다. 합려는 궁녀 180여 명을 주어 병사를 대신하게 한다. 손무는 그들을 두 부대로 나누어 왕이 총애하는 후궁 두 명을 각 편의 대장으로 삼고 모든 궁녀들에게 창을 들게 한다. 손무는 군령의 약속, 명령과 그 중요성을 설명하고 명령을 내린다. 여러 차례 명령을 되풀이했지만, 궁녀들은 큰 소리로 웃기만 했다. 손무는 약속이 분명해졌는데 법에 따르지 않는 것은 사졸들의 죄라고 말한다. 합려가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장수가 군에 있을 때는 군주의 명령을 받들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좌우 대장의 목을 베어버린다. 다시 그 다음으로 왕의 총애를 받는 후궁을 대장으로 삼고 명령을 내린다. 궁녀들은 자로 잰 듯 먹줄을 긋듯 정확하게 명령대로 움직인다.

 

3효와 5효에서는 여시(輿尸)’의 흉함을 말한다. 여시(輿尸)여러 사람이 주장함으로 풀이한다. 전쟁에서 군에 대해 명령하는데 장수가 여럿이어서 명령이 혼란스러우면 병사들은 오합지졸(烏合之卒)이 되고 만다. 그 병사들이 하는 싸움은 백전백패하게 될 것은 불보듯 뻔하다.

 

6효에서는 소인물용(小人勿用)을 말한다. 전쟁이 끝나고 논공행상을 할 때, 소인은 공이 있더라도 그에 대한 포상만 하고 권력이 있는 관직은 주지 말라는 것이다. 소인(小人)은 대인(大人)과 대비되는 말로 도량이 좁고 간사한 사람이다. 소인이 권력이 있는 자리를 차고 앉았을 때, 일어나는 폐단(弊端)은 현실 사회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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