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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4() 독서모임을 했다.

이날 함께한 사람은 이병환, 주우선, 정정오, 김수헌, 전용완, 박원, 김광률, 박태숙, 정호식.

 

독서 모임 주제는 데미안(헤르만 해세)이었다.

 

데미안을 읽고 난 느낌은?

 

읽었는 것 같은데, 언제 읽었는지 정확하게 모르겠다. 재미있는 소설은 아니다. 철학적으로 접근하면 매우 유익한 내용들이 많다. 성장 소설이라고들 하지만, 학생들에겐 어려울 것 같다. 1,2차 세계대전의 시대적 배경과 그에 따른 사조(思潮), 니체의 철학과 융의 정신분석학적인 사유들이 녹아 있어 쉽지 않다.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싱클레어가 한 바탕에 꿈에서 깨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데미안이 성장 소설의 전형이 된 이유는 니체와 같은 전복(顚覆)’적인 철학에 있다. ‘데미안은 자아 찾기다.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데미안이 되는 과정이다. 싱클레어는 크로머, 데미안, 베아트리체, 피스토리우스, 크나우어, 에바부인을 만나면서 알이 하나씩 깨져나간다. 그러면서 아브락삭스에 점점 가까워진다.

 

내 삶에서 데미안은 누구인가?

 

주변 사람들이었다. 어릴 때는 부모였다. 청년기 때는 같이 활동한 동지들었다. 중년기에 접어든 지금은 술 친구가 나의 데미안이다. 이 사람들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우친다. 딱 한 사람만 꼽으라면 교육 활동 중에 만났던 박○○선생님이다. 교사로서의 생활 태도가 매우 모범적이고 인상적이었다.

 

어린시절 아무 이유 없이 잘해 주는 4살 정도 많은 형이 있었다. 운동도 같이 해주고 공부도 가르쳐줬다. 방학만 되면 이 형님을 기다렸었다. 나의 주변에는 내가 늘 모범적인 사람이 있었고, 이들을 본받으려 했다.

 

나는 비교적 유연하게 적응하며 살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대학에 들어가서 알을 깼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 선배들에 의해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다.

 

나의 삶에서 데미안은 였다. 나의 성장 과정을 돌이켜 보면, ‘니 알아서 해라는 식이 많았다. 나는 나 스스로에게 물으면서 나의 정체성을 변화시켜 왔다. 튀르키에 갔을 때 커피 잔을 엎어보고 점쳐 주는 사람이 나를 보고 직선이라고 했다.

 

나의 삶에서 데미안은 아내였다. 나는 내성적인데, 나의 아내는 외향적이고 무엇을 하든지 자신 있어 한다. 아내를 만나서 나는 수없이 많을 알을 깨고 나왔다.

 

나의 아내도 적극적이고 외향적이고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을 통하여 발전하고 성장하는 기 센 여자. 나는 아내의 그러한 활동에 바탕이 되어주고 내적으로 침잠하는 데서 즐거움과 존재감을 느낀다.

 

나의 삶에서 데미안은 독서모임이었다. 독서모임을 통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배움과 깨달음을 얻었다. 이성을 만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했다.

 

데미안에서 인상적인 내용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구절이다.

새는 몸부림치며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고 싶은 사람은 하나의 세계를 깨트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삭스다

내가 깨뜨려야 할 알의 껍데기는 게으름과 나태함이다. 늘 더 깊이 있고 끈질기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끝까지 파고들어가지 못한다. 또 세상을 좀 부정적으로 보는 것도 깨어야 할 껍데기다. 사물의 긍정적인 면을 놓치고, 세상을 냉소적으로 보게 된다.

 

알이 깨지면 후라이가 되고, 스스로 깨면 병아리가 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조그마한 알들은 깼다. 하지만 더 크게 알을 깨지는 못했다. 긍정적으로 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볼 때 누군가는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 때문에 그 짐을 짊어졌을 때 스스로 솔직하지 못했고 무척 힘든 시기를 보냈다.

 

네 본질에서 솟아나는 것을 행동하라. 네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면 어떤 영혼도 발견하지 못한다낮과 밤처럼, 따뜻함과 차가움, 밝음과 어둠, 선과 악, 깨끗함과 더러움 등 대립적인 두 세계는 맞닿아 있다. 내 안에는 크로머도 있고 데미안도 베아트리체도, 피스토리우스도, 크나우어도, 에바도, 천사도 악마도 들어 있는 게 아닐까. 모든 것이 들어 있는 아브락삭스!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상황에 접하는 내가 나의 내면에서 무엇을 찾아내고 불러내는가에 따라 나의 본질이 되고 나의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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