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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의 습격』(마이클 이스터).
어떤 책인가? 현대 문명에 대한 비판이다. 현대 사회는 편리와 효율, 청결, 풍족함을 끊없이 추구한다. 이러한 문명 속의 삶이 인간을 감금시키고 심장마비, 뇌졸중, 당뇨병, 암 등의 질병에 걸릴 확률을 높이고 우울증, 불안감 등에 빠지게 한다는 진단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된다는 것인가? 문명 속의 편안함을 좀 벗어나야 육체와 정신이 더 강해진다. 현대인들이 전면적으로 문명을 버리고 야생의 삶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저자가 인용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 달에 5시간, 일주일에 20분씩 세 번이라도 자연 속에 있으면 사고를 리셋해주고, 뇌를 소생시키고, 원기를 회복시켜주고, 무엇보다 기분을 좋게 해준다.
편안함을 벗어나 어느 정도의 고통, 시련, 불편함, 따분함이 정신적, 육체적 안녕을 누리게 하고, 자존감과 심리적 회복력을 증진시킨다. 죽지 않을 정도의 고생은 인간을 더 강하게 만든다. 과제와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하며 과제는 성공 확률 50퍼센트로 엄청나게 힘들어야 한다. 저자는 스스로 33일 간 알래스카 순록 사냥 원정을 수행한다. 알래스카 원정 이야기 사이사이에 야생 그대로의 불편함과 시련이 인간을 건강하게 만드는 연구 결과들을 말한다.
저자가 인용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자연 속에서 진화했고 인간의 유전자 안에는 자연 속에 존재하면서 살아 있는 것들과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가 프로그램밍되어 있다. 자연 속에 있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가장 효과적으로 떨어진다. 자연 속에 3일째 있으면 뇌파는 알파파와 세타파의 파동을 탄다. 두 파동은 노련한 명상가들이나 자연스러운 몰입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파동이다.
현대인들은 대체로 너무 풍족하게 먹는다.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음식을 먹고 나면 양에 따라 12시간에서 16시간이 지나야 모든 대사 작용이 끝난다. 이 말은 12~16시간 동안은 공복을 유지한 다음, 즉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정도로 배가 고플 때 먹어야 건강하게 된다는 뜻이다. 배고픔은 현대 생활의 여러 과업에서 우리를 더 집중력 있고 생산적인 상태로 만들어줄 수 있다. 먹지 않고 버티면서 어느 정도 진정한 배고픔을 느끼는 것은 막강한 힘을 발휘할 때가 많다. 운동 선수들이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서 경기 시간에는 공복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죽음에 대한 성찰이 삶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한 과학자의 계산에 따르면 한 인간이 살아있을 확률은 1조개의 면을 지닌 주사위를 200만명이 동시에 던져서 전부 같은 숫자가 나올 확률과 같다. 모든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죽게 된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준비하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무지의 근원이다. ‘마음 챙김’은 현재 순간에 일어나는 일을 판단 없이 의식적으로 집중하는 것이다. 마음 챙김을 하려면 무상함(미탁파, 영원하지 않음)을 하루 세 번 생각해야 한다. 사람들이 임종을 앞두었을 때, 현재를 살지 못한 것,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남들이 원하는 삶을 살았다는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죽음을 생각했을 때 자신이 ‘없을 수도 있음’을 깨달으면서 지금 경험하고 있는 삶에 더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 ‘와일드(Wild)’가 생각났다. 주인공 셰릴은 어머니의 죽음, 이혼, 마약 중독 등으로 삶이 무너진 상태에서 자신을 되찾기 위해 1,100마일(약 1,770km)에 달하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을 혼자 걷는다. 하이킹 경험도 없는 그녀는 무거운 배낭과 함께 황야를 걷고,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 과거의 상처와 마주하며 점차 자신을 회복해가는 이야기이다.
나는 무엇을 해볼 것인가?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겠다. 이는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과 함께 있으면서 불편함을 느끼거나 주의가 산만해지지 않는 능력이다. 홀로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능력이다. 메달대학교 심리학 교수 매튜 보우커에 따르면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이 생겨나면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더 풍요로워진다. 또 하루에 20분, 일주일에 5시간, 한 달에 이틀 정도라도 자연의 불편함 속에서 생활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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