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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할 구(). ()에서 마음[()]을 빼면 놀랄 구(). 놀랄 구()에 갈 행()을 더하면 네거리ㆍ갈림길ㆍ길 구().

 

네이버 사전 한자 구성원리에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자는 놀라다두려워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자는 마음 심()자와 놀랄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자는 새의 두 눈이 크게 두드러져 그려진 것으로 놀라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놀란 모습을 그린 구()자에 심()자를 결합한 구()자는 놀라거나 두려운 마음을 표현한 글자다.

 

놀랍거나 위태로우면 두려울 수 있다. 두려우면 놀라울 수 있다. 어떤 것이 놀랍다면 그 마음 속에는 두려움이 생길 수 있다. 놀랍거나 두려우면 두 눈을 크게 뜨고 두리번거리게 된다. 어디로 갈지 방향을 모르기 때문이다.

 

방향은 길이고 방법이다. ()자에는 모ㆍ각ㆍ사방(四方)ㆍ방위ㆍ방향의 뜻이 있다. 방향의 기본이 사방(四方)임을 알 수 있다. 한 쪽 방향으로만 난 길에서 놀랍거나 두려워할 게 없다. 네거리를 만나면 어떨까. 네거리는 십자(十字). 십자(十字)는 모든 방향의 근본이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앞으로 계속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놀라움과 두려움, 고민과 갈등이 이 지점에 있다.

 

십자(十字)는 세로축과 가로축이 만나서 이루어진다. 세로축은 날줄이고 경()이다. 가로축은 씨줄이고 위()이다. 후천팔괘 구궁도에서 세로축은 159이고 가로축은 357이다. 양수(陽數)가 세로, 가로축의 굳건한 뼈대를 이루고, 2468의 음수(陰數)가 그 사이의 연결ㆍ보완ㆍ완충의 살집을 이룬다.

 

김소월의 이 생각난다.

 

어제도 하루 밤/ 나그네 집에/ 가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 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 곽산/ 차 가고 배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 십자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안식처 없이 나그네처럼 떠돌아야 하는 삶의 슬픔, 고향에도 돌아갈 수는 없고, 한 곳에 오래 머물 수도 없으며, 정처 없이 가야 하는 막막하고 두려운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길은 많지만 십자로 갈라지는 네거리 복판에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쉽게 선택할 수 없는 방황과 절망의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김소월의 에서 화자가 부러워한 것은 기러기가 가는 하늘의 길이다. 하늘의 길이 왜 부러울까? 광활하여 막힘과 장애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산천대축괘(山天大畜卦䷙) 상구의 효사에도 하늘의 길이 나온다. 何天之衢 亨(하천지구 형). 일반적으로 ‘(어찌) 하늘의 길이라고 하는가, 형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로 해석한다.

 

땅 위의 길, 즉 인간 세상의 길에서도 두려움 없이 갈 수 없을까. 택풍대과괘(澤風大過卦䷛) 대상전에 獨立不懼 遯世无悶(독립불구 둔세무민)’이란 말이 있다. ‘세상에서 홀로 우뚝 서서 두려움이 없고, 세상에서 벗어나 은둔하여도 번민이 없다라는 뜻이다. 홀로 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홀로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또 다른 사람들이 가는 길이나 그들이 원하는 길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간다. 죽음을 불사하며 자신이 가면 그것이 곧 길이 됨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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